<황현필의 진보를 위한 역사>
왜곡된 역사와 싸우는 용기의 기록
이 책은 뉴라이트 역사 왜곡에 대한 정면 반박이자, 한국 현대사를 복원하려는 저자의 치열한 기록이다.
제주4·3, 독립운동, 이승만과 박정희 신화 해체까지: 정의로운 역사 인식을 위한 통렬한 문장들이 펼쳐진다.
독립운동이 헛수고가 아니었음을, 시민이 역사의 주인임을 새삼 일깨우는 ‘진보를 위한 역사’의 교과서다.
📚 목차
- 1. 책의 목적과 문제의식
- 2. 독립운동과 식민지 근대화론 비판
- 3. 제주4·3 사건과 국가 폭력의 진실
- 4. 지역감정과 정치 의식에 대한 재해석
- 5. 서술 방식과 구성의 완성도
- 6. 기억을 사수하는 책, 지금 읽어야 할 이유
1. 책의 목적과 문제의식
역사는 과거의 기록에서 멈추지 않으며,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결정짓는 거울이다. <황현필의 진보를 위한 역사>는 바로 이 거울의 흐릿한 얼룩을 닦아내기 위한 날 선 붓질이다. 저자 황현필은 ‘역사 전쟁’을 선언하며 이 책을 통해 뉴라이트 진영의 역사 왜곡을 정면으로 고발하고, 진실의 단층을 한 장 한 장 벗겨내며 한국 현대사의 본모습을 복원한다.
책의 출간 의도는 분명하다. 왜곡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아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저자는 감정이 아니라 논리로, 비난이 아니라 자료와 사실로 정면 승부에 나선다. 특히 “애국심이란 진실을 지키려는 용기다”라는 문장을 몸소 증명하듯, 저자의 역사적 분노는 학문적 논증을 통해 강력한 서사로 변환된다.
2. 독립운동과 식민지 근대화론 비판
이 책이 빛나는 지점은 단순히 인식의 오류를 열거하는 데 그치지 않는 힘에 있다. 일제강점기 식민지 근대화론의 허구부터 시작해 독립운동의 가치를 현재의 문맥 속에서 되살리고, 해방정국과 제주 4·3, 5·18 광주민주화운동까지 이어지는 국가폭력의 역사를 철저히 분석함으로써, 한국 현대사의 실핏줄을 짚어 간다.
그중에서도 ‘독립운동이 없었다면 우리는 일본의 패전과 함께 패전국으로 취급받았을 수도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역사적 반성과 가정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왜 오늘날 독립운동의 의미를 재조명해야 하는지를 강력하게 설득한다. 독립운동가를 테러리스트로 오도하거나 김구를 왜곡된 이미지로 소비하려는 시도에 맞서, 저자는 역사적 맥락을 일관된 어조로 설명하며 진보 진영이 지켜야 할 가치의 기준을 제시한다.
3. 제주4·3 사건과 국가 폭력의 진실
제주 4·3과 관련한 장은 단연 이 책의 중심축 중 하나다. 단순히 좌익 세력의 폭동이라는 뉴라이트식 왜곡에 반기를 들고,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의 존재를 되살려낸다. 이승만 정부 수립 이후 13,000명이 넘는 민간인이 희생되었으며, 군대와 경찰, 서북청년단이 자행한 학살에 대해 저자는 분명한 책임의 화살을 권력의 최정점, 즉 이승만에게 돌린다.
‘가혹한 탄압을 지시한 대통령이 과연 국부인가’라는 질문은 그냥 스쳐 지나갈 비판이 아니라, 역사 인식의 전환을 촉구하는 정치적 요청이다. 특히 “악당으로 낙인찍힌 제주도민의 절규를 귀담아들어야 한다”는 저자의 목소리는 감정에 호소하지 않으면서도 인간적 울림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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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역감정과 정치 의식에 대한 재해석
이 책은 정치적 균형감각을 잃지 않으면서도, 정당한 비판의 날을 품고 있다. ‘노무현과 이재명은 호남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은 지역주의와 정치적 선택의 차이를 예리하게 분리해 낸다. 이는 진보의 정체성이 협소한 지리적 분포가 아니라, 정의와 공감의 감수성 위에 세워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지역감정을 선동한 박정희의 정치적 유산과, 이를 비판 없이 계승한 보수 정치인의 행태를 날카롭게 짚어내며, 왜 ‘몰표’가 반드시 감정의 결과만은 아니었음을 밝힌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지역을 넘어선 역사적 판단이 어떤 방식으로 진보를 이끌어 내는지 목도하게 된다.
5. 서술 방식과 구성의 완성도
저자의 방식은 감정적 분노보다는 다층적 서사에 가깝다. 방대한 사료와 명료한 인용, 그리고 반복되지 않는 서술 구조는 이전에 봐왔던 역사 교양서의 틀을 넘어선다. 각 장은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깊이 있게 파고들며, 독자의 사고를 확장하도록 돕는다. 실제로 책의 구성은 12개 장, 100개가 넘는 질문과 반론을 통해 일관된 구조를 유지하며, 역사적 쟁점들을 파편화하지 않고 유기적으로 엮어낸다.
특히 ‘이승만 국부 만들기를 그만두라’는 장에서는 기존의 보수 담론에서 은폐되거나 왜곡되었던 수많은 사례를 명징하게 드러내며, 인물 숭배가 얼마나 위험한 역사 소비 방식인지 되묻는다.
6. 기억을 사수하는 책, 지금 읽어야 할 이유
<황현필의 진보를 위한 역사>는 뉴라이트에 대한 반박서로 제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기억하고자 하는 자’들의 책이며, ‘말해야 하는 자’들의 선언문이다. 저자는 누구보다 뜨겁게 분노하지만, 그 분노를 냉철한 글로 길들인다. 그래서 이 책은 청소년에게는 ‘의심의 씨앗’을, 성인 독자에게는 ‘사유의 근육’을 선물한다.
역사는 외면하면 고요하게 잠들 수 있을지 모르지만, 외면당한 진실은 반드시 반격을 시도할 것이다. 지금, 그 반격의 첫 페이지가 이 책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첫 장을 넘기는 순간, 독자는 질문하게 된다. “나는 지금 어떤 역사 위에 서 있는가?”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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