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씨네페미니즘학교 2025: 디지털 시대, 스크린 너머의 연대

시대作 2025. 4. 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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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페미니즘학교 2025: 디지털 시대, 스크린 너머의 연대


씨네페미니즘학교는 영화와 여성주의 비평을 접목한 대표적 시민 교육 프로그램이다.
2025년, 디지털 시대의 정체성과 사회적 관계를 주제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앞으로의 과제는 접근성과 확장성, 그리고 실천적 연대로 향하고 있다.

씨네페미니즘학교: 스크린 너머, 사회를 비추는 거울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주관하는 씨네페미니즘학교는 스크린을 매개로 시대와 사회, 그리고 인간 존재를 비추는 거울이자, 질문을 던지는 공간이다. 2012년 첫발을 내디딘 이후, 이 학교는 영화와 여성주의 비평을 접목하며 한국 사회의 감수성과 사유의 지형도를 조금씩 바꿔왔다.

 

영화라는 대중적 예술을 통해 페미니즘을 말한다는 것은, 일상 속 무심히 소비되던 이미지와 서사를 낯설게 바라보게 만드는 일이었다. 이는 단지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차원을 넘어, 사회 구조와 권력, 그리고 개인의 정체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억압되는지를 통찰하게 했다.

 

씨네페미니즘학교는 그동안 수많은 시민에게 그러한 시선을 선물해 왔다. ‘보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던 것을 드러내는 작업이었다. 2025년을 맞이한 지금, 이 학교는 다시 한번 새로운 질문 앞에 서 있다. 디지털이라는 또 다른 스크린, 가상과 현실이 얽힌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보고, 어떻게 사유해야 하는가.

 

2025 씨네페미니즘학교 웹포스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25 씨네페미니즘학교 웹포스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씨네페미니즘학교의 12년: 스크린과 사회의 교차점

2012년부터 2024년까지, 씨네페미니즘학교는 195개의 강좌를 통해 약 15천 명의 시민과 만났다.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 이 궤적은, 페미니즘 담론이 어떻게 확장되고 일상화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2022년의 여성과 여성 너머라는 주제는 여성주의 비평이 생물학적 여성의 범주에만 갇히지 않음을 선언했다. 젠더와 섹슈얼리티, 그리고 경계 너머의 존재들을 포괄하며 페미니즘은 보다 유연하고 확장된 시선으로 진화했다. 2023이토록 까다로운 로맨스에서는 대중문화 속 사랑의 서사를 해부했다. 사랑조차도 권력의 언어로 쓰인다는 사실을, 우리는 몇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2024년의 돌봄은 또 다른 전환점이었다. 사회적 재생산과 돌봄 노동, 그리고 그것이 여성에게만 전가된 구조적 문제를 짚으며, 씨네페미니즘학교는 다시금 생활 속 페미니즘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지난 12년은 페미니즘이 특정 집단의 목소리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성찰하는 렌즈임을 증명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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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의 지평: 디지털 시대, 정체성은 어디에 머무는가

2025, 씨네페미니즘학교는 가상과 현실 사이, 확장되는 세계와 나와 미디어를 주제로 다시 질문을 시작한다. 디지털 기술은 더 이상 도구가 아니게 되었다. 그것은 인간관계, 정체성, 감각을 재구성하는 새로운 환경이다.

 

김신현경 교수의 첫 강의 디지털 리얼, 우리가 현실이라 믿고 있는 것조차 디지털 기술에 의해 조율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SNS 속 자아는 과연 나인가, 아니면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또 다른 타자인가. 인공지능과 확장현실(XR)은 관계의 밀도를 높이는가, 아니면 고립된 연결을 양산하는가.

 

이어지는 강의들은 영화라는 렌즈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소셜미디어의 폭력성, 그리고 확장된 연대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그녀가 죽었다정순’, ‘순간이동같은 작품들은 단순히 서사의 흥미를 넘어서, 디지털 시대의 어두운 이면과 새로운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비대면 사회, 그 속에서 발생하는 단절과 연결의 역설도 주요 화두다. 씨네페미니즘학교는 이 복잡한 지형 속에서 성인지적 시선을 놓지 않는다. 기술이 중립적이지 않듯, 디지털 세계 역시 권력과 억압, 차별이 스며든 공간임을 상기시킨다.

 

2024 씨네페미니즘학교 웹포스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24 씨네페미니즘학교 웹포스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eoul International Women's Film Festival 홈페이지

진단과 과제: 현재적 의미와 한계

씨네페미니즘학교는 분명 한국 사회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그 성과를 찬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이 프로그램이 지닌 한계 역시 성찰해야 한다. 무엇보다 접근성의 문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물리적 공간에 국한된 강의는 지역적 제약을 넘지 못했고, 다양한 시간대의 배려도 부족했다. 디지털 시대를 논하면서도, 정작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지 못한 점은 아이러니하다. 또한 강사진 구성 역시 보다 다양한 젠더, 세대, 문화적 배경을 포괄할 필요가 있다. 페미니즘이 교조적 담론으로 비치지 않기 위해서는, 더 많은 목소리와 경험이 교차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주제 선정 역시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한발 앞서 사회적 의제를 제기하는 선도적 역할이 요구된다. 단지 강의에 머무르지 않고, 토론과 참여, 실천으로 이어지는 확장된 프로그램을 모색할 때, 씨네페미니즘학교는 진정한 시민 교육의 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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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제언: 스크린 너머의 연대와 실천

씨네페미니즘학교의 향후 발전은 단지 프로그램의 지속 여부에 달려 있지 않다. 그것은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 그리고 그 질문이 사회와 어떻게 호흡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디지털 시대의 정체성과 관계를 논하는 2025년의 주제는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는 AI 윤리, 데이터 페미니즘, 가상공간에서의 젠더 정치학 등 보다 심화된 의제가 필요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강의, 시민 참여형 워크숍, 페미니즘 영화 제작 프로젝트 등도 고려해 볼 만하다. 더 나아가 국제적 연대의 가능성도 열어야 한다. 글로벌 페미니즘 담론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적 맥락을 넘어선 보편적 사유로 확장할 수 있다.

 

씨네페미니즘학교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시대를 비추는 살아있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감한 변주와 도전이 필요하다. 페미니즘은 멈추지 않는 질문이다. 그리고 씨네페미니즘학교가 그 질문의 최전선에서 계속 목소리를 낸다면, 더 많은 시민이 스크린 너머의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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