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국민이 한다: 이재명의 정치 서사, 민주주의의 생생한 증언
『결국 국민이 합니다』는 이재명의 정치 인생과 민주주의 실천의 궤적을 집약한 기록이다.
국회 담장을 넘던 날부터 탄핵 인용의 순간까지. 위기의 순간, 정치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이 책은 국민과 함께 쓴 정치의 일기이며, 민주주의가 현실로 작동한 증언이다.
📌 목차
1. 정치의 본질은 '국민'이라는 선언
이 책의 제목이자 전면을 차지하는 문장은 “결국 정치는 국민이 합니다”이다. 다짐처럼 반복되는 이 문장은 그저 정치 수사의 문구가 아니라, 이재명이 반복적으로 대뇌인 삶의 경구다. 정치인은 입법 활동을 하거나 제도를 설계할 수 있지만, 그것을 현실로 움직이는 힘은 언제나 광장의 시민들로부터 시작된다는 관점을 밀도 있게 담아낸다.
그는 국민을 통치의 객체가 아니라 주권적 주체로 상정하고 정치란 국민의 의지가 제도와 제도 사이를 관통하는 물줄기라고 본다. 1980년 광주와 2024년 12월 국회의 계엄 해제안 표결 사이, 40여 년을 관통한 ‘국민의 저항력’이 이 책의 주된 내러티브다.
그간 정치인들이 수없이 되뇌었던 ‘국민이 위대하다’라는 말이 이 책에서는 구체적 장면과 감정으로 입체화된다. 유튜브 생중계 버튼을 누르며 “국회로 와달라”고 외치는 장면은 전시적 선동이 아닌, 체제의 갈림길에서 시민과 나눈 절박한 언어로 변한다. 말뿐인 민주주의가 아닌, 말로 움직이는 민주주의. 이 문장은 책의 정치철학을 뚜렷이 가늠하게 만든다.
2. 위기의 나날, ‘정치적 실천’으로 살아남은 자의 기록
이재명은 말한다. “죽었다고 생각한 그날, 하늘과 국민이 나를 살렸다.” 2024년 1월의 피습은 단순한 암살 기도가 아니라, 정치적 타살 시도였다고 본다. ‘정치생명’이라는 단어가 육체의 목숨과 하나가 되는 지점에서, 그는 ‘살아 있음’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국회 담장을 넘고, 본회의장으로 진입하며, 다시 광장에서 자신을 호명했던 날들. 이는 단순한 정치인의 행적이 아니라, 극도의 공포와 책임 사이에서 탄생한 민주시민의 언어이기도 하다. 정치는 회의장이 아니라 위험을 감내하는 거리에서 생명을 얻는다는 믿음이 그의 행동에서 드러난다.
계엄 해제, 탄핵 의결, 헌재 파면 선고까지 이어지던 일련의 과정은 시스템 내부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몸으로 이뤄낸 압도적 승리로 규정한다. 이 장면들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다시금 ‘민주정치 탄생의 순간’으로 재정의한다. 누가 국민을 지키려 했고 누가 체제를 보호하려 했는지, 이 책은 정확히 증언한다.
3. 고통에서 시작된 정치, ‘소년공 이재명’의 자기 고백
이재명의 정치철학은 그 어떠한 진영 논리에서 생성되지 않는다. 그가 반복해서 되짚는 원점은 언제나 '소년공 시절'이다. 손에 기름과 쇳가루가 배었던 시간, 배움보다 생존이 먼저였던 10대의 고된 삶은 지금 그가 말하는 복지와 공정의 출처가 된다.
그는 ‘내 인생은 공공재’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개인의 서사를 국가의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하려 한다. 삶은 곧 증언이 되고, 증언은 곧 정책이 되는 구조다. 대학에 들어간 것도, 정치를 시작한 것도, 가난이라는 구조적 폭력에 맞선 치열한 자기 돌파에서 비롯되었다. 그 돌파는 단지 한 개인의 성공기가 아니라, ‘국민의 조건’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묻는 사회적 질문이 된다.
이런 배경에서 읽는 ‘기본소득’이나 ‘공정 성장’은 이론적 모델이 아니라, 체험에 기반한 실존적 요청으로 다가온다. 가난을 견딘 사람이 쓰는 정치란, 삶의 최전선에서 꺼낸 생존 언어라는 점에서 독자에게 강한 설득력을 안긴다.
4. 민주주의를 견디는 숲: 단일체제 아닌 다목적 생태계
이 책은 정치인 본인을 향한 비판도 회피하지 않는다. ‘이재명 단일체제’라는 프레임에 대한 해명은 정치의 생태적 비유로 풀어낸다. “숲은 하나의 나무로 이뤄지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숲은 거목 하나로 완성되지 않는다. 다양한 높이의 수목이 공존하고 빛과 그늘이 교차하는 생태계가 있어야 지속 가능하다.
이재명은 ‘당대표의 권위’보다 ‘당원의 권한’을 강조하며, 당원 주권주의를 민주당 체제의 본령으로 재정의한다. 공천 혁명이나 국민경선 확대 등은 그가 말하는 ‘민주적 생태’의 실험들이다. 민주주의는 경쟁 없는 통일체가 아니며, 갈등 없는 합의도 아니라는 전제를 이 책은 지속해서 상기시킨다.
그는 자신이 민주당 내 유일한 해답이 아니라, 여러 해답 중 하나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지도자의 언어이면서 동시에 비판자들을 향한 정직한 시선이다. 다시 말해, 정치란 독점이 아닌 협업이고, 정당은 교주가 아닌 구조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5. 회복과 성장: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국가 전략
‘회복과 성장’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단편적 서사로써 경제정책이 아닐 것이다. 책 전반에 흐르는 이 프레임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자체를 ‘회복의 대상’으로 규정하며, 그 기반 위에서 성장을 말한다.
그는 “기후 위기는 산업전환의 기회”라 말하고, 기본소득과 공공서비스 확대를 통해 ‘두툼한 매트리스’를 갖춘 기본사회를 이야기한다. 군사 안보, 산업재편,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A부터 F까지의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단순한 비전 제시가 아니라 현실적 로드맵을 짜려는 노력도 읽힌다.
여기에는 ‘먹사니즘’이나 ‘잘사니즘’ 같은 용어도 자주 등장한다. 잘 사는 것에 집착하며 공동체적 회복을 도외시하는 경제 논리를 향한 우회적 비판이다. 이 책은 정치인의 자기합리화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비전을 재구성하는 설계도처럼 작동한다. ‘회복’은 상처 입은 민주주의의 복원이고, ‘성장’은 국민의 삶을 감싸는 시스템의 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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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결론: 결국 국민이 움직일 때, 정치도 변한다
이재명은 반복한다. 정치는 결국 국민이 한다고. 그리고 그는 그 말을 행동으로 증명하는 중이다. 목숨을 내놓고 국회 담장을 넘은 사람, 당원과 함께 싸우며 공천 개혁을 시도한 사람, 피습 이후 다시 광장에 서서 정치란 무엇인가를 묻는 사람.
《결국 국민이 합니다》는 한 정치인의 회고록이자, 민주주의의 생존 보고서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지 이재명을 아는 일이 아니다. 한국 사회가 겪어온 권력의 굴곡과 시민의 저항을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정치가 더럽다며 거리를 두던 이들에게도, 이 책은 다시 묻는다.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정치는 삶이고,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결국 그 선택을 하는 건,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 자신이라는 말. 이재명이 그렇게 믿었듯, 이 책을 읽는 사람도 언젠가는 그렇게 말할 수 있기를: 결국, 국민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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