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이슈

영화인 1025명 영상 성명서. 엔딩크레딧, 윤석열 파면(영상 포함)

시대作 2025. 4. 1. 14:23

한국 영화와 문학은 왜 윤석열 파면을 요구하는가

예술, 헌법, 그리고 시민의 언어로 쓴 선언

 

 

“예술은 언제나 민주주의의 편이었다.”

202541, 영화 <서울의 봄>의 김성수 감독을 비롯해 정지영, 임순례, 허진호, 장준환 감독과 배우 박해일, 정진영 등 총 1,025명의 영화인이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영화인 영상성명서>를 발표했다. 영상에는 그들의 이름이 엔딩 크레딧처럼 흐르고, 광장에서 시위하는 시민들의 실루엣과 영화 속 민주주의의 명대사들이 오버랩된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목소리를 넘어선, 역사와 윤리의 기록이었다.

 

한국 영화는 언제나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한국 영화는 언제나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이들의 선언은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이어진 전통이다. 1987이 박종철과 이한열의 죽음을 기억하게 했고, <택시운전사>는 광주의 진실을 세계에 알렸으며, <지슬>은 제주 4.3을 꺼내어 다시 말하게 했다. <서울의 봄>은 군사쿠데타의 밤을 생생히 되살렸다. 영화는 늘 국가와 시민의 틈새에서 무너진 진실을 들여다보며, 권력의 심장을 겨눴다.

 

이번 성명은 그러한 영화와 영화인의 계속된 장면이다. 이들의 요구는 특정 정치인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헌법을 수호하라는 시민적 명령이며, “예술은 침묵하지 않는다.”를 보여주는 시대의 양심이다.

 

작가 414명이 한 줄로 쓴 저항, 문인의 목소리

이 흐름은 문인들에서 출발하여 영화계로 이어진 것이다. 325,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을 비롯해 김초엽, 김혜순, 백희나, 나희덕, 신형철 등 시, 소설, 평론, 아동, 만화 분야를 아우르는 문학인 414명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시국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단체나 동인이 아닌 자발적 연명으로, 개별 한 줄 성명까지 더해 목소리를 나눴다.

 

한강은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습니다.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입니다라고 적었다. 이는 노벨상 이후 첫 대외 발언으로, 예술가의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 행보였다.

 

김혜순은 우리가 전 세계인에게 더 이상 부끄럽지 않게 해다오, 제발이라며 윤리적 부끄러움을 호소했고, 김연수는 정의와 평화로 충만한 밤이기를이라며 평범한 일상이 정치로 인해 무너지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2000년대생 송희지 시인은 “21세기 민주주의의 중함과 올바름이 사라지지 않기를 믿는다라며 또렷한 세대 의식을 드러냈다.

 

이들은 각자의 언어로 민주주의의 벼랑을 기록하고 있었다. 각 문장은 시이며, 동시에 선언이었다. 그들은 작업실이 아니라 광장에 있었다.

영화인연대 주최로 제작된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영화인 영상 성명서’ 장면.

 

왜 지금 ‘윤석열 파면’을 요구하는가?

이처럼 영화인 1,025, 작가 414, 그리고 작가회의 2,487. 그리고 광장의 시민들이 입을 모아 윤석열 파면을 외치는 이유는 명확하다. 2024123, 불법 비상계엄 문건의 공개 이후 100일이 넘도록 헌법재판소는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연이 아니라, 헌정 질서의 침묵이자 방기다.

 

헌재는 탄핵 사유가 불분명하다라는 일부 반론에도 침묵한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헌법학자와 시민단체, 언론은 대통령이 헌법수호 의지를 상실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검찰권 남용, 언론탄압, 노동조합과 시민단체에 대한 사찰, 나아가 극우 정치 세력과의 결탁은 모두 그 정황을 보여주는 기록들이다.

 

헌법은 단지 문장이 아니다. 그것은 시민들의 삶이 걸린 현재형의 약속이며, 예술가들은 그 헌법의 파괴를 견딜 수 없어 펜을 들었다. 이 파면 요구는, 권력을 넘는 윤리의 문제다.

 

예술은 지금도 쓰이고 있다: 공감, 증언, 연대의 장으로

이 마당에 책이 뭐람, 예술이 뭐람이라 절규했던 그림책 작가 이수지의 말은, 오히려 예술의 본질을 드러낸다. 예술은 지금도 쓰이고 있다. 다만 그것은 관객을 향한 위로가 아니라, 권력의 부패를 향한 경고이며, 시민의 무력감을 감싸는 공감의 언어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헌법재판소는 더 늦기 전에 결정하라는 촛불이 들렸다. 민주노총의 시민 총파업, 농민단체의 트랙터 행진, 대학생들의 동맹 휴강-이 모든 장면은 하나의 이야기로 수렴된다. “우리는 이대로 묵인하지 않겠다.”

 

문화예술계의 외침은 한국 사회에 무엇을 남기는가

‘1987의 광장에 함께했던 정지영 감독은 2025년에도 다시 광장에 섰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진실을 고백하는 예술의 자세는 그대로다. 오늘의 영화인, 작가, 시민들은 과거를 회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역사를 다시 쓰겠다라고 말한다. 예술이 정치보다 빠르게 진실을 말하고 헌법보다 더 깊이 정의를 사유한다는 것을, 지금 한국 사회는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가 미뤄질수록, 시민의 분노는 더 단단해지고 있다. 헌재는 더는 회피할 수 없다. 그것은 한 대통령의 거취가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국가의 양심인지, 아니면 권력의 유예인지에 대한 판단이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주권자의 언어를 들어라

윤석열을 파면하라.” 영화의 컷처럼, 문학의 행처럼, 광장의 함성처럼 이 문장은 반복되고 있다. 그것은 당파의 언어가 아니라, 헌법의 언어이고 예술의 양심이다. 이 말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문장이 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주권자의 언어를 외면하지 말라.

예술가들의 성명이야말로 가장 명료한 헌법적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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