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와 존재론 ③〉
음악으로 말하는 자기 발견과 성장
방탄소년단(BTS)의 음악은 개인의 자아 탐색과 존재의 의미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그들의 노래는 성장과 치유의 서사를 담아내며, 전 세계 청중과 공감의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이 글은 BTS의 음악이 어떻게 존재론적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분석한다.
1. 노래는 끝나지 않는다
BTS는 단지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그룹이 아니다. 그들은 시대의 감정과 우리 삶의 고민을 음악을 통해 풀어내는 팀이다. 그들의 노래는 그 순간을 넘어서, 팬데믹과 전쟁, 상실과 혼란의 시대에 사람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왔다.
BTS에게 감정은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이어주는 고리다. 이들은 누군가의 아픔을 분석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함께 느끼고 공감한다. 그렇게 함께 흔들리는 경험은, 우리 모두가 조금씩 나아갈 수 있게 한다.
〈Yet To Come〉은 그러한 BTS의 현재이자 미래다. 자신들의 지난 여정을 돌아보며 "The best moment is yet to come"이라 노래하는 이 곡은 피상적인 회고나 흔한 다짐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까지’가 아닌 ‘지금부터’를 향한 정서적 궤도이며, 완성이 아닌 지속을 말하는 미완의 서사다.
"진짜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는가?"라는 물음은, 우리가 진정 원하는 삶과 가치가 과거가 아닌 미래에 있을 수 있다는 믿음의 언어다. 그 믿음은 확신이 아니라, 연대 속에서 생성되는 다짐에 가깝다.
2. BTS ‘챕터 2’, 각자의 길, 하나의 중심
BTS의 '챕터 2'는 일곱 멤버가 각자의 이름으로, 고유한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한 시기다. 하지만 이 흐름은 해체가 아니라 분화이며, 흩어짐이 아니라 확장이다.
RM은 도시 속에서 느낀 혼란과 질문을 음악에 담았고, 슈가는 숨겨왔던 상처들을 꺼내어 더 이상 피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노래했다. 지민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법을 배워가며, 그 떨림마저 음악으로 표현했고, 뷔는 복잡한 세상에서 잠시 멈추는 시간을 선물했다.
정국은 일상의 반복 속에서도 감정은 계속된다는 것을 전했고, 진은 멀어지는 순간에도 서로를 향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음을 음악으로 전했다. 제이홉은 늘 웃는 얼굴 이면의 고민을 드러내며,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과정을 풀어냈다.
BTS 일곱 멤버의 음악은 모두 다른 목소리로 말하지만, 결국 비슷한 지점을 향해 간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자기만의 질문을 던지면서, 듣는 이에게도 되묻게 한다. "나는 지금 진심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가?"
그들의 음악은 하나하나 독립적인 우주처럼 느껴지지만, 그 안엔 서로를 잇는 정서의 끈이 있다. 다름이 곧 연결이고, 질문이 곧 다가감이다. 우리는 그들의 노래를 통해, 우리 자신의 고요한 내면에 다가가는 법을 배운다.
3. BTS 이후의 세계
BTS는 K-pop의 장르적 외피를 벗기고, 감정의 철학과 감각의 미학을 중심에 놓았다. 그들이 남긴 것은 단지 음악이 아니라, 감정을 공유하고 사유하는 새로운 형식이다.
BTS, 이들의 팬덤은 일차원적인 지지자에 머무르지 않고, 해석자이며 공감의 공동체다. 그들은 뮤직비디오 속 장면을 분석하고, 가사의 문장 안에서 감정을 발견하며, 댓글과 영상, 창작을 통해 스스로도 이 사유의 연쇄 안에 편입된다. 이것은 문화의 소비가 아니라, 감정의 협업이며, 철학의 대중화다.
또한 BTS는 기존의 성공 서사를 해체했다. 그들은 '정점'을 기점으로 삼는 대신, 멈춤을 선택했고, 개인을 향한 이동을 택했다. 이는 성장 서사의 클라이맥스 이후를 질문하는 작업이며, '성공 이후의 존재'를 탐색하는 새로운 형식의 서사이기도 하다.
그들의 음악은 더 이상 K-pop이라는 프레임에 담기지 않는다. 그것은 삶의 리듬이고, 감정의 해석이며, 존재의 지속이다. BTS는 청춘의 고통을 가시화했고, 그 고통을 서로 공유함으로써 ‘연대’를 다시 발명했다. 지금 BTS의 음악은 우리에게 말한다.
“당신의 흔들림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당신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에필로그
〈BTS와 존재론〉 3부작은 끝났지만, 그들의 음악은 계속된다. 그들은 더 이상 무대 위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일상의 틈, 감정의 균열, 우리가 마주한 저녁의 고요함 속에도 스며 있다.
그들의 음악은 계속 묻는다. “너는 지금, 너로 존재하고 있는가?”
그 질문은 나직하지만,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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