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죄. 거짓의 굴레를 벗어버리자!
이재명 2심 무죄 판결의 의미와 남겨진 질문들
2025년 3월 26일,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며 정계에서 퇴출 위기까지 내몰렸던 그에게 법원은 “허위 사실 공표로 볼 수 없다”라는 명확한 판시를 내놓았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형량의 경감이나 법적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지난 3년간 이어진 기소와 수사의 무게에서 비롯된 정치적 박해의 굴레를 법원이 처음으로 걷어낸 역사적 순간이다.
조작된 사실, 왜곡된 말들
이재명이 지목된 주요 쟁점은 두 가지였다. 첫째, 성남시장 재임 시절 고(故) 김문기 전 처장을 “몰랐다”라고 한 발언. 둘째, 백현동 용도 변경이 당시 국토교통부의 압박 때문이었다는 설명.
1심 재판부는 이 두 발언 가운데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라는 대목과 “국토부의 협박” 발언을 허위로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이 해석 자체에 오류가 있었다고 보았다. 골프 발언은 골프를 쳤다는 ‘행위’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며, 실제로 그가 한 발언에는 골프라는 단어조차 없었다. 또한 국민의힘이 증거로 제시한 ‘골프 사진’은 전체 10명이 찍은 단체 사진에서 특정 인물만 잘라낸 것이기에, 법원은 이를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백현동 발언 역시 마찬가지다. 당시 발언은 국감장에서 나온 해석 가능한 의견표명에 불과하며, 단정적인 허위 사실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시다. “자의적 해석을 공소사실로만 확정하는 것은 대법원 판례에도 반한다”라는 문장은, 법원이 이번 사건을 단순한 사실의 분쟁이 아닌 표현의 자유 문제로 본 실마리다.
사법이라는 이름의 정치
2022년 대선을 기점으로, 이재명 대표는 8건의 수사와 5건의 재판을 동시에 감당해 왔다. 검찰은 측근들을 구속하고, 후보 본인을 체포하겠다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정치적 발언, 행정적 판단, 심지어 개인적 인연까지 하나하나 털어 나갔다. 이 긴 터널을 '사법 리스크'라는 정치권 용어로 봉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것은 권력의 자의적 수사와 기소권 남용으로 인해 정치인의 생존 자체가 공격받았던 구조적 탄압이었다.
정치적 의도에서 기인한 ‘기획 수사’는, 이 대표의 언행을 꼬투리 잡고 사후적으로 ‘허위’라는 틀에 맞추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국민의 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당선무효형’이라는 족쇄를 안고 정당 전체와 지지층까지 침묵하게 했다. 이 대표는 국가의 공적 장치를 동원한 마녀사냥의 중심에 서 있었던 셈이다.
피해자는 누구였는가
이 사건의 본질은 이재명 개인의 구원이 아니다. 이는 민주주의 시스템에서 선거를 통해 선택된 인물을, 수사권과 기소권의 권력을 작동해서 낙인찍고 배제하려 했던 정권의 의지와 그에 맞선 시민의 목소리 대결이었다. 이재명은 단지 한 명의 피고인이 아니라, 권력의 선을 넘는 방식에 저항한 ‘정치적 피해자’였다.
남은 것은 무엇인가
이번 무죄 판결은 이 대표에게 정치 복귀가 아닌, 지난 3년을 통과한 상처의 공인된 해방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대장동, 백현동 등 여전히 계류 중인 사건들이 남아 있고, 이들의 수사와 재판 또한 유사한 궤적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434억 원에 달하는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하는 문제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향후 ‘정치 검찰’이라는 말의 역사적 책임과 정당성에 대해 다시 쓰이게 될 것이다.
전망: 정치의 시간은 다시 흐른다
이번 무죄 선고는 이 대표의 대선 출마를 가로막을 법적 장벽 하나를 제거했다.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출마할 수 없었지만, 이번 판결은 이 대표에게 ‘정당하게 평가받을 기회’를 다시 부여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 판결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다.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호받아야 하는가?”, “선거에서 말 한마디가 허위로 단죄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검찰은 정치인을 어디까지 수사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는, 어떤 정치인도 법의 이름 아래 안심할 수 없다.
마무리: 거짓의 시대, 진실은 어떻게 오는가
정치는 진실의 경쟁이어야 한다. 그러나 때로 진실은 법정이 아니라 권력의 목소리로 조작된다. 그 거짓의 궤도를 벗어난 이날, 이재명 대표의 무죄는 정치인 한 사람의 명예 회복을 넘어, 권력이 법을 이용해 정치적 대립자를 누르려는 시도에 대한 경고다.
정치는 말의 예술이지만, 그 말이 거짓으로 재단되는 순간 민주주의는 방향을 잃는다. 2025년 3월 26일, 그 잃어버린 방향을 되찾는 날이 되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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