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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 소주값을 내린 상인들, 눈물은 값이 없다

시대作 2025. 4. 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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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값을 내린 상인들, 눈물은 값이 없다

 

  • 소상공인의 절규, 얼어붙은 소비심리, 테마주의 광기
  • 지금 한국 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2025년 한국 경제를 뒤흔드는 현실을 소맥 디플레이션, 건설업 붕괴, 정치 테마주의 광기.

 

 

 

20254, 광화문 골목에서 한 주모는 저녁 8시가 되기 전 가게 문을 닫았다. "옛날 같으면 이 시간부터 단체 손님이 밀려왔지"라며 중얼거리는 그녀의 눈빛은 마치 고여 있는 국물처럼 식어 있었다.

 

대한민국의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그 흔들림은 거대한 금융 수치보다, 소주 한 병에서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술값이 내려간 나라에서 웃는 사람은 없다.


텅 빈 식당

 

1. '소맥 디플레이션' 소주값 하락이 말하는 것

서울 마포의 한 돼지갈비집 입구엔 큼지막한 간판이 붙었다. “소주 2천 원, 맥주 25백 원. 이 가격이면 괜찮잖아요?” 그러나 식당 내부는 조용했다. 다섯 개 테이블이 텅 비었고, 점원은 수건만 덜렁덜렁 접고 있었다.

 

소맥 가격은 지금 대한민국 외식 물가에서 유일하게 내리는 중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외식용 소주는 7개월 연속, 맥주는 4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이는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없던 풍경이다. 사이다와 막걸리도 오르고 있는데, 소맥만 내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손님이 줄었기 때문이다. 술은 팔아야 하니까, 술값이라도 깎는다. 마진은 줄었고, 사장님들의 인내는 더 줄었다.

 

2. 건설업 붕괴와 골목경제의 무너짐

경기 안산에서 17년째 설렁탕집을 운영하던 장 씨는 이달 초 결국 가게 문을 닫았다. “그 동네 건설 현장 다 죽었어. 일당 받은 사람들이 단체로 와서 소주 마시고 사리도 추가했는데요즘엔 그마저 없다니까.” 건설업 고용자 수는 200만 명 아래로 내려앉았고, 일용직 노동자들의 일거리가 끊겼다. 이들은 하루의 고된 노동 뒤, 작은 한 상에 기대어 위로받던 이들이었다.

 

하지만 건설 수주 4분기 연속 감소는 그들을 거리로 내몰았고, 골목 식당은 그 공백을 고스란히 맞아야 했다. 소주는 정서의 지표. 일당이 없어 소주를 못 사면, 그건 한국 경제의 마지막 땀이 마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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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광화문과 안국, 텅 빈 거리의 초상

광화문 대형 카페에선 한 사장이 말했다. “점심시간인데 자리가 남는 건 처음이야. 예전엔 사람들 줄 서 있었거든.”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일대. 과거엔 주말마다 외국인 관광객과 유모차를 밀며 걷던 가족들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는 시위대와 그 소음만 남았다. 관광객은 줄었고, 단골도 멀어졌다.

 

14년째 전집을 운영하던 상인은 주말 매출이 4분의 1토막 났다라며 코로나 때보다도 더 조용하다라고 말했다. 도시는 살아있지만, 소비와 감정은 이미 사망 선고를 받은 상태다.

 

4. 집 팔아도 못 갚는 채무, 고위험 가구 38만

충북 청주에 사는 박 모 씨(42)는 최근 자신의 빌라를 매물로 내놨다. 그러나 사려는 이는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월세도 안 나가요. 팔아도 빚이 남아요.” 박 씨처럼 집을 팔아도 빚이 남는가구가 전국에 386천 가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40%를 넘고,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상태다.

 

특히 지방의 부동산은 가격이 주저앉았고, 건설 불황과 맞물려 유동성이 말라붙었다. 지방의 고위험 가구는 이제 숫자가 아닌, 얼굴과 사연을 갖고 있다. 그들은 언론에 인터뷰하지 않는다.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말할 기운이 없기 때문이다.

 

건설업 불황

 

5. 정치 테마주, 광기의 시장

형지엘리트가 왜 올라요?” 이 질문은 지금 한국 주식시장에선 무의미하다. 이유 없는 상승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재명 테마주라는 이유로 오리엔트정공은 넉 달 만에 1,074%가 폭등했다. 주가만 보면 첨단 AI 기업이라 착각할 지경이지만, 실제론 영업이익 12억 원에 부채비율은 161%.

 

광기는 숫자와 상식을 압도한다. 이런 주식에 개인이 들어간다는 건, 술집에서 취객이 던진 복권을 믿는 것과 같다. 그 복권은 대부분 불발되며, 당첨자 뒤엔 상처 입은 수많은 개인이 남는다.

 

6. 트럼프 관세 폭탄, 한국 산업에 날벼락

삼성전자 직원인 이 모 씨는 요즘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스마트폰은 다 베트남에서 만드는데, 46% 관세라뇨. 출하를 줄이라는 지시도 내려왔어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베트남산 스마트폰에 관세 폭탄을 던졌다. 북미 수출 스마트폰의 대부분이 베트남 생산인 삼성은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애플은 AI 5천억 달러 투자라는 황금 카드로 관세를 피할 수 있다는 관측. 그 결과, 공정무역은 사라지고, 미국의 자의적 관세 외교만 남았다. 기업이 아닌, 국가 간 거래에서도 힘의 정치가 지배한다.

 

🧊 관련 포스팅 보러가기 "트럼프의 관세와 한국 경제"

 

7. 테마주의 말로: 폭탄 돌리기의 끝

2007년 이명박 테마주로 25배나 폭등했던 이화공영은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시가총액은 이제 고작 360억 원. 당시 2만 원 넘게 거래되던 주식은 이제 1천 원대. 반기문 테마주였던 지엔코, 한동훈 테마주인 대상홀딩스, 김동연 테마주인 PN풍년

 

수많은 주식이 반복된 패턴 속에 오르고, 추락한다. 문제는 매번 피해를 보는 쪽이 같다. 주식은 뛰었다 떨어지는 풍선이 아니라, 피가 흐르는 투자자의 생계라는 사실. 이윤의 희열은 잠깐이지만, 손실의 절망은 길게 이어진다.

 

결론: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정책

정부는 정치적 체면이 아니라, ‘골목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소비자는 주식의 풍문이 아니라, 자신의 통장 잔고를 들여다봐야 한다. 소주는 싸졌지만, 그 잔을 드는 손은 가벼워지지 않았다.

 

한국 경제는 지금, 한 잔의 가격이 아니라 한숨의 깊이를 말해주는 시대에 들어섰다. 지금 필요한 건, 복지보다도 먼저 사람을 이해하는 정책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다시,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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